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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출범에 즈음한 대구지역 노동민중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황순규 2013. 2. 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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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친구분의 담벼락에서, 동네 우체국엔 박근혜 대통령 기념 우표 구입 행렬이 붐빈다는 소식 훑어보며,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으로. 새 정부 출범을 축하하면서도. 지난 5년의 연장이 아니길, 기대가 우려가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더 큽니다. 

_2013년 2월 15일




[기자회견문]


퇴행의 역사로 기록될 것인지,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인지 분명히 선택하라!
- 박근혜 정부 출범에 즈음하여


오늘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날이다. 
우리는 출발선에 선 박근혜 정부에 드리운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를 직면하고 있다. 밀봉과 불통, 철탑 노동자들의 절규 무시, 인사의 난맥상, 공약 말바꾸기와 퇴행적 공안분위기, 한반도 평화관리의 무능 등이 이를 실증하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 5년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민주주의는 질식했고, 노동3권은 처참히 유린되었으며, 환경이 무참히 무너지고, 복지는 소수 재벌의 배를 불리느라 실종되었으며, 안보논리가 평화의 자리를 대신했다.  
우리는 대다수 국민들이 감내해 온 고단하고 험난한 삶이 새 정부 5년 동안 또다시 연장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박근혜 당선자가 말한 국민행복시대는 사회적 약자가 사라지는 세상, 억울한 사람이 없는 세상, 배제되는 사람이 없는 세상일 때 기약 가능하다. 그러므로 새 정부는 온갖 미사여구의 포장을 벗고 진심어린 실행으로 이를 입증해야 한다. 
대구비상시국회의는 박근혜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을 모두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산적해있지만, 손배소송과 노조탄압으로 고통 속에 죽어가는 노동자의 행렬을 당장 멈춰 세우라.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로 장기간 고통 받고 있는 노동현안부터 해결해 나서라. 기초농산물 수급을 안정화하고 한중FTA를 중단하여 농업농민을 살리고 식량주권을 지켜낼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하라. 고통받는 여성들의 처지와 차별을 살펴 스스로 무늬만 여성대통령이 아님을 증명하라. 명절날에도 취업이 되지 않아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어 고향행을 포기하는 청년, 높은 집값 때문에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의 문제, 버거운 살인 등록금의 고통을 정치논리로 치부말라. 고조되고 있는 전쟁위기를 끊어내기 위해 평화체제 전환에 앞장서라고 충언을 한다.
 
또한 새 정부는 무엇보다 고장 난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미련과 집착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그 시금석은 비정규직 문제를 대하는 새 정부의 태도에서 확인될 것이다.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는 약속이 표를 얻기 위한 사탕발림이었는지 아닌지 우리는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시류를 쫓아 복지를 말해 왔으나, 국민의 복지를 이리저리 수치에 끼워 맞춰 생색내고 난도질할 요량이라면 차라리 솔직해야 한다. 이는 국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재벌과 부자들의 증세 저항을 피하기 위해 공약의 시행 시기를 늦추거나 수혜 대상 폭을 줄이는 등의 편법을 동원해 공약을 수정할 기색이다. 없는 서민들 마음의 상처를 더욱 키우는 말 바꾸기는 이미 충분하고도 남지 않는가? 
끝으로 새 정부는 이명박 정부의 남북관계 파탄과 질곡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구시대적 공안논리를 앞세워 평화를 외면한다면 역사에 씻지 못할 죄가 된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족화해협력의 입장에서 6.15선언, 10.4선언에서 천명한대로 화해와 평화의 프로세스를 추진할 것을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 

새 정부가 퇴행으로 점철할 것인지, 함께 사는 세상을 여는 단초를 마련할 것인지, 소수 재벌의 대통령이 될 것인지, 다수 국민의 대통령이 될 것인지는 집권 초기에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우리는 더욱 예리하고 총명한 눈으로, 더욱 과감한 저항의 태세로 지켜보고 지켜볼 것이다. 새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실패로부터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전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이러한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에 따른 대구지역 노동민중시민사회단체 비상시국선언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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