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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으로 살펴본 코로나19 대응 - 대구 동구

황순규 2020. 6. 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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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전에 의회 회의록을 통해 동구청의 재난 대응 상황을 살펴본 바 있다.('말로만 코로나 극복? 대구 동구청, 동구의회의 책임과 역할은?')  좋은 ‘말’은 많은데 실질적인 ‘행동’이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상황이 위급, 심각하고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 말에서 그칠 게 아니라, 실질적인 조치들이 뒤따라야 한다. 그 조치들의 핵심은 예산 편성이다. 행사성 예산, 당장 중요도가 떨어지는 예산들을 삭감하고 그 후속조치로 코로나19 대응 관련 예산으로 편성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해오던 일 그대로 다 하고 남는 재원으로만 어찌해보겠다는 것은 안일하고, 무책임한 행동에 다름 아니다.  

○ 마침 1회 추가경정예산이 공개되었다. 짧은 사업 소개와 숫자로만 이뤄진 ‘예산’이기에 들여다보는 재미는 없지만. 연설이나 제안 설명처럼 미사여구를 붙일 수 있는 여지가 없기에 그야말로 건조하게(적나라하게!?) 사업들을 파악해 볼 수 있었다.


○ 내심 축제, 행사 예산 등 세출을 줄이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모습을 기대했다. 재원이 부족하다면 재난관리기금을 일반회계로 돌리던가 하는 절차도 밟을 수 있었을텐데. 어떤 특별한 노력의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금액이 크진 않았지만 축제, 행사 지원예산인 ‘민간행사보조금’ 항목에서 2,400만원이 삭감된 대목에서는 살짝 기대가 커지기도 했는데. ‘업무추진비’ 항목에서 4,700만원이 증액된 것을 보고는 괜한 기대였다 싶었다. 


○ 동구청의 살림살이 규모는 약 7,337억. 본예산 대비 780억이 증액되었는데, 그 중 730억 정도가 ‘보조금’이니 대부분 의존재원이다. 세출 항목 중 ‘사회보장적 수혜금’이 610억원정도가 되었는데. 요약하자면 이미 용처는 정해져 있고, 구청을 거쳐 ‘전달’되는 예산이 대부분이다는 것이다. 

 

○ 예산 중에서 코로나 관련 예산으로 확인되거나 추정되는 항목들만 따로 정리를 해보니 약 683억원이었다.  그 중 구비는 6억이 채 못되었다. 



○ 그나마도 순수하게 구비로만 편성된 항목은 ‘시간외근무수당’, ‘초과근무수당’, ‘선별진료소운영 사무관리비’ 등 3억 9천만원에 불과했다. 



○ 흔히들 ‘재정 자립도가 낮아서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고 해왔었다. 실제 예산 중 대부분이 의존재원이다보니 맞는 말이다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아쉽다. 
 엇비슷한 살림살이임에도 세출 예산을 절감하고, 재난관리기금을 당겨와서라도 특별한 조치들을 취한 자치단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산’에 앞서 ‘적극적인 의지’가 우선인 셈이다. 

○ 6월. 현재 2회 추경예산 심사가 진행중이라고 한다. 예산이 확정되기 전 예산서를 홈페이지에 올릴지도 않을테고, 의회 회의록도 공개되려면 한참 시간이 흘러야 할테니  어떤 내용들이 다뤄지는지 알 수 없다. 
 ‘이번에는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생각만한다고 달라질 건 없을테고. 이런 정도로나마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자극’이 되어서, 좀 더 적극적인 행정, 의정을 펼치는 계기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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