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상_log

스파게티와 피자로 저녁을, 커피숍에서 커피를~

황순규 2009. 12. 27.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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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연휴. 그렇지만 몰래산타 대작전 뒤풀이의 후과로 25일을 그냥 보내버렸고. 26일은 할아버지 생신이라서 시골에 다녀온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한 게 없더군요. 그렇다고 일요일인 오늘. 특별하게 약속을 만들지도 않았었지요. 부부가 함께 몰래산타를 준비하고 했더니 몸의 피로도가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내일이면 연휴가 끝나고, 옆지기는 공부방을 열어야하는데. 이제부터 아이들이 방학을 했기 때문에 오전에 온다죠. 몰래산타 이후 어지러워진 사무실과 공부방을 제대로 정리해두지 않았기에 피곤해도 어쩔 수 없이 청소하러 나가게 되더군요. 

2~3시간. 열심히 정리, 정돈을 하다가. 주말을 이대로 보내긴 너무 아쉽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왠지 우리 부부와 비슷한 주말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 커플에게 전화를 했드랬죠. 
"좋아, 오늘 저녁은 경북대 북문으로~ ㄱㄱ씽!"을 외치며 일단 북문으로 가긴 했는데. 언제나 그렇듯 뭐 먹을지가 고민. 익숙한 건 먹기 싫고, 색다른 저녁을 먹고 싶더군요. 



그 때, "스파게티에 피자 어때?"란 한마디.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금껏 살면서 "식사"로 스파게티나 피자를 먹어본 적이 없더군요. 옆지기는 "데이트 하면서도 그런 거 한 번도 못먹어봤다"는 사실을 아주 강조하더군요. 그래, 이럴 때 한 번 먹어보자 싶더군요. 무슨 무슨 무슨 크림 스파게티. 무슨 무슨 무슨 토마토 스파게티. 메뉴들 이름이 다들 복잡해 보이던데. 자세히 보니 어렵지는 않더군요ㅋ 베이컨, 닭가슴살... 이름을 보니 대략 눈치껏 파악은 할 수 있더라구요. 

스파게티만으론 왠지 배가 부를 것 같지 않기도 하고 나머지 3명이 저마다 스파게티를 시키길래, 저는 피자를 시켰답니다. 이 스파게티, 저 스파게티 한 포크씩 덜어먹어도 보고, 씬피자이긴 했지만, 거의 모두를 혼자 먹었는데. 다 먹고나서도 "이거... 저녁을 먹긴 한건가?"는 생각이 들더군요. 속에선 밥을 먹었단 느낌보단, 그냥 "낯선"느낌이 들더군요. 

식사를 마치곤, 경북대 정문에 있는 "일상다반사"란 커피숍을 가기로 했습니다. 오늘 뭔가 좀 분위기 있게 달리는 김에 식후 커피 한잔도 제대로 해보잔 생각이었죠. 들어가면서 "제발 후루룩 마시지 말고 천천히 마셔~!"란 옆지기의 경고가 있었지만. 나름 찬찬히 마셨는데. 어느덧 커피잔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더군요. 


평소 술자리가 아님 대화를 길게 나눌 일이 없었는데. 커피숍에 앉아서도 대화는 잘 되더군요. 앉은 자리에서 족히 한시간 정도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것 같더군요. 물론, 그 중간에도 심심해서 폰을 만지작거리긴 했지만 말입니다. 찬찬히 커피숍을 둘러보니 소품들하고 아기자기한게 참 예쁘더군요. 생긴지 꽤 되었다던데. 이제라도 좋은 곳 한 군데 알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

돌아오는 길, 막창, 삽겹살, 해장국 등 등 생각나는 것들이 아주 많았지만. 옆지기를 위해. 그리고 술 없는 말짱한 대화를 위해. 아주 가끔씩은 속에선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더라도~ 이렇게 분위기 잡는 저녁을 보내야겠단 생각이 많~이 했습니다. 

오늘 저녁을 함께한 종환형-남희 부부ㅋㅋ 
덕분에 낯설지만 분위기 있는 저녁이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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