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상_log

처음으로 어린이집 방학을 맞아본 초보아빠의 대처법

황순규 2012. 7. 3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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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지난지 2달여. 지난 주부터는 옆지기도 복직을 했기에 아침이고, 저녁이고 생활이 좀 더 분주해졌습니다. 이제 어린이집도 근 2달 가까이 보내고 있는 중인데, 마침 이번주가 어린이집 방학이더군요. 주원이 어린이집뿐 아니라 주변에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둔 선, 후배, 친구들도 이구동성 "어린이집 방학!"이라며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더군요. 더군다나 옆지기 휴가는 수요일부터라 더 "고민"이 되더군요. 



"월, 화 이틀동안. 옆지기가 퇴근할때까지 오롯히 주원이와 시간을 보내야한다!?"


주말에 온 가족이 다 같이 있으면서 놀기는 했었지만, 엄마 없이 아빠와 함께 긴 시간을 보낸 적은 없없죠. 매일같이 출근하고, 퇴근하고도 술약속 때문에 늦게 들어오기 일수였으니 말입니다. 그나마 긴 시간을 보냈다면, 엄마가 목욕탕 간 시간 정도랄까요. 일단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인셈이었죠. 


재롱이 늘어나는 만큼. 고집도 늘어가는... ^^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아빠인데. 아들과 함께 재미있게 못놀아줄까요. 혼자 데리고 다니기엔 뭔가 부족해 보여서. 마침 비슷한 처지에 놓인 매제를 "섭외"했습니다. 여동생이 얼마전에 출산을 했기에 집에서 몸조리를 해야하고, 첫째 지환이도 집에만 있으면 답답해하니 휴가를 맞은 아빠가 데리고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죠. 


"이틀동안 반나절씩 나들이 어때요?"란 저의 메시지에, "좋~죠~"라는 빠른 답장. ^^ 


이로써 30일, 31일. "어린이집 방학을 처음으로 맞아본 네 남자의 이야기" 겪의 구성은 완료가 되었습니다. 나머진 어디를 갈 것인가 기획이었는데, 평소 멀지 않고, 가봐야겠다 생각해본 곳들로만 다녀봤습니다. (대구 동구 효목동을 기준으로.)



[7월 30일(월)]


<10:00> 일단 오늘은 물놀이로! 

             고모역 뒤편에 수성패밀리파크가 괜찮다던데... 그곳으로 출발! 

             ...

             "점검 관계로 월요일은 쉽니다."

             -_-;;

             2~3대 정도 더 차를 돌리는 모습에 그나마 위안을...  


<10:30> 먼저 가봤던 신서 물놀이장에 가봅시다. 

             ...

             "12시부터 가동합니다" 

             -_-;;

             일찍부터 사람들이 돗자리도 펴고, 천막도 치고 하길래 금방 가동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더군요. 


이쯤되니 아빠이자 외삼촌 체면이 말이 아니더군요. 추천한 두 곳 모두가 어그러진 상황이니깐요. 그나마 신서동 가는 길에 율하체육공원 분수대에 물줄기가 시원해 보이길래. 급하게 장소를 수정해서 그곳으로 달려가봤습니다. 


<11:00> 시원스레 물줄기가 솟구치던 율하체육공원 분수대.  



율하체육공원 분수대. 막상 뛰어들진 못하고 "우와~ 우와~" 소리만 내는 아이들 ^^


             다 좋은데, 그늘이 너무 없는게 아쉽더군요. 

             자그마한 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을 찾아 돗자리를 깔고, 

             아이들과 함께 분수대 속으로~ ^^

             

             한살이라도 더 나이 먹은 지환이는 신나서 뛰어다니는데. 

             주원이는 뭐가 무서운지 발만 동동 구르고 선뜻 뛰어들진 못하더군요. 

             아빠 품에 안겨 들락날락하다가 간식 먹으며 휴식 ^^





<12:00> 다시 신서동 물놀이장으로. 

             불과 한 시간여 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리더군요. 

             율하체육공원에선 분수를 무서워(!?)하더니만. 여긴 큰 형, 누나들이 뛰어다니니 

             좀 처럼 가까이 가려하질 않더군요. 

             그래서 발목만 살짝 잠기는 곳과 물이 없는 곳을 왔다갔다하면서 찰박찰박 

             물 밟기만 했답니다. 

             물론 여기서도 지환이는 종횡무진. 결국... 더 놀고 싶었던 지환이는 울면서 

             아빠 품에 안겨 갈 수 밖에 없었답니다. 

            

<13:00> 집에 도착. 짧은 시간이나마, 좀 열심히 뛰어다녀서인지 집으로 오는 길에 

             두 녀석 모두 하품하며 꾸벅꾸벅 졸더군요.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적당히 

             밥 먹이고 재우니. 푹~~~ 자더군요.



천사모드! ^^


 

<15:30> 오후 3시쯤 일을 마친 엄마의 귀환. 이로써 아빠 홀로 수행해야 했던 

            1일차 미션은 무사히 완료 ^^ 



[7월 31일(화)]


어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웬지 시원할 것 같은 실내로 가봐야겠단 생각에 방짜유기 박물관, 팔공산 안전테마파크에 들러봤습니다. 

돌 지나서 2살된 아들 주원이. 그보다 한 살 더 먹은 조카 지환이. 아이들이 방짜유기가 뭔지, 안전테마파크가 뭔지 알 수는 없지만. 그저 한 번 구경시켜주는 셈치고 가본거였죠. 


[10:00] 방짜유기박물관 도착. 

            에어컨이 빵빵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덥지 않게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관심은 방짜유기라기보단, 소개하는 비디오 비전, 터치 스크린에... ^^

            윷놀이, 투호 등 전통놀이 하는 곳에선 뭐가 뭔진 몰라도 일단 던지고 넣고 하는

            재미에 푹 빠지더군요.  

            아무튼 뛰어다닌 양으로는 어제보단 훨씬 더 했답니다.  


방짜유기박물관의 전시물보단. 터치스크린이 더 관심이 가는 주원군.


한적했던 오전의 방짜유기박물관이었기에. 여기 저기 조용히(!?) 뛰어다녔던 두 아이들...과 쫓아다니느라 바빴던 매제.


일찌감치 앞서가선 "형아, 빨리 와~"라고 하는 듯한 주원이. ^^

두드리는 건 자신있음!


통에 들어있던 화살을 다 꺼냈다가, 다시 다 집어넣고선 "우와~~~"와 "박수"로 자화자찬 모드인 주원이.



[11:00] 팔공산 안전테마파크 도착.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입구쪽으로 가다보니 놀이터가 있더군요. 

            지환이가 좋아하는 미끄럼틀도 있었구요. 한 참을 미끄럼 타고 놀다가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실내는 방짜유기박물관에 비해 훨씬 시원하더군요. 다만 예약제로 운영이 되고, 

            6세 이상만 체험을 할 수 있기에 다른 곳을 둘러보진 못했고, 입구 들어서자 말자 

            우측편에 있는 전시실만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시원하니 대만족. 

            아빠들은 전시물을 꼼꼼히 읽어보고, 유리 너머로 보이는 참사현장 모습도 

            유심히 살펴봤습니다만, 아이들은... 비디오 비전에 뭐 나오는가가 관심일 뿐.^^;

            


미끄럼틀을 오르락,


내리락


            대략 한바퀴 돌아보곤 다시 밖으로 나와 계단을 내려갔습니다. 소방차, 구급차

            모형에 미끄럼틀도 있고, 실내를 다녀볼 수도 있게 꾸며져 있었는데요. 

            핸들도 잡아보고 미끄럼틀도 타고하니 좋아라 하더군요. 

            주원이는 아직 혼자선 미끄럼틀을 잘 못타서. 어쩔수 없이(!) 아빠와 함께 몇 번

            탔는데요. 다 내려올때쯤 되니 "우와~ 우와~"하면서 신나하더군요. 


[12:30] 봉무공원에 나비생태공원까지 갈까... 싶었었는데. 시간도 시간이고. 

            팔공산에서 내려오는 차 안에서 주원이가 이미 잠들어버렸기에 곧장 집으로 

            왔습니다. 집으로 올라오는 동안 잠시 잠을 깼다가, 다시 잠들어선 2시 반정도

            까지 푹~자더군요. 

            자고 일어나서 밥먹자며 쫓아다니다보니 엄마 퇴근시간.

            이로써 2일차 미션도 무사히 완료 ^^ 


[17:30] 오전에 실큰 놀다 왔음에도. 웬지 밖에 나가고 싶어하는 것 같은 주원이 데리고. 

            온가족이 함께 동촌유원지 나들이 다녀왔습니다. 

            그늘에 강바람까지 더해지니 같은 동네라도 건물숲 사이에서 느끼던 답답함, 

            더위는 온데간데 없이 시원한 느낌을 주더군요. 


솔방울 하나만 가지고도 마냥 즐거운 시간.




내일이면 본격적인 휴가를 맞아서 예천 처가집도 다녀오고, 경주 할머니댁도 다녀오고 할 계획인데. 저야 그렇게 보내면 됩니다만. 얼마 전에 둘째 햇살이가 나온 동생네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 같네요. 이틀동안 미션을 함께 수행한(!?) 매제는 얄짤없이 고생이 더 많을 수밖에 없을듯합니다. (아... 멀지 않은 미래의 내 모습 같은...) 


모쪼록... 휴가기간. 그리고 어린이집 방학을 맞은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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