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상_log

느린 걸음으로 보낸 휴가, 지리산길(매동마을~금계)

황순규 2009. 8. 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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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로 '지리산길'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인월에서 금계까지 19.3Km가 공식구간인데, 짧은 시간 많은 곳을 둘러보겠노라고 매동마을에서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전체 코스를 걷는데 6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는데, 매동마을부터 시작을 해도 약 4시간 넘게 걸리는 것 같더군요.

많은 구간들이 각각 특색이 있는 것 같았는데, 제가 걷고 돌아왔던 매동마을-금계 코스의 경우에는 숲길과 논길이었습니다. 걷고 있노라면 동네 뒷산 같은 느낌이 들다가도 다랭이 논길이라던가 지리산 주능선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확실히 지리산이란 느낌을 주더군요.


지리산길을 찾아갔던 때가 월요일이었는데, 마침 안내센터가 쉬는 날이라서 홍보책자만 챙겨서 길을 나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휴가기간이라서 그런지, 월요일 오전이었는데도 지리산길을 찾아온 사람들이 꽤 보이더군요.

안내센터를 뒤로하고, 인월 버스터미널에서 매동마을로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비가 1,100원이었던 것 같네요.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기 때문에 버스기사분에게 미리 얘기를 해두시는 좋을 겁니다. 걸어서 가면 몇 시간이지만, 차타고 가면 몇 분~ 몇 십분 정도밖에 안걸리더군요.

빨간볼&하아암


매동마을 안에서도 지리산길로 바로 이어지는 길이 있다는 것은 모른채, 다시 장항교 쪽으로 약간 걸어내려가서 지리산길에 접어들었습니다. 중간중간에 이정표가 있기 때문에 한 번 지리산길에 접어들면 길 잃어버릴 일은 없겠더군요.


일단 먹고 보자~


어디쯤 가서 간식을 먹을까 싶던 찰나에 나무 벤치가 있는 곳이 나오더군요. 이 때 쯤부터 동네 뒷산같은 느낌에서 좀 더 숲길다운 느낌이 나는 곳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등구재까지 가는 길, 등구재에서 금계까지 가는 길 모두 숲길과 다랭이논길의 반복입니다. 경사로에 켜켜이 자리잡은 다랭이논들과 저 멀리 보이는 높은 산자락을 보고있노라면 속이 시원한 느낌까지들더군요.

지리산에 왠 댐?; 지리산댐이란 문구를 보는 순간부터 거부감이 들더군요.




상황 소류지 쉼터에서 바라본 풍경


약간 흐린 날씨와 산이 주는 청량함까지 더해지니, 걷는데 오히려 시원함이 느껴졌습니다.

오르막이 많기는 했지만, 뭐 이정도 오르막이야... ^-^;



다랭이논



등구재를 넘어서니 숲길 풍경이 살짝 바뀌더군요.



넌 정체가 뭐냐;;



"이 길로 올라오는 사람들 진짜 힘들겠다."_ 빨간볼





배는 고픈데... 언제 밥먹나...


등구재를 지나 창원마을에 접어들었습니다.
창원마을에서 금계까지... 홍보책자로 보면 정말 얼마 안걸리는 것처럼 보이는데 생각보다 멉니다.;;;
중간 중간 쉬엄 쉬엄 걸어줘야 '느린 걸음'이 어울린다는 이곳을 제대로 즐기는 것일텐데. "조금 더 가면 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걷고 또 걸어서 계속가게 되었네요.


'이제 도착!?'이란 기대를 하지 않았으면 모르겠는데, 창원마을을 지나면서 그런 생각이 한번 들고 나니, '언제 끝나나?'는 생각이 많이들더군요. 역시... 사람이란... 특히 이 고개를 넘으면서는 '저기 딱 올라서면 금계마을이 보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창원마을을 지나, 다시 한 번 숲길을 지나면 드디어 금계마을입니다. 2시 가까이 되어서 도착했는데, 점심도 챙겨먹지 않아서 무지 배고프더군요. 마을 안에 있는 정자에서 먹을까하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계곡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오더군요. 마을 정자도 운치가 있겠지만, 계곡보다는 못할 것 같더군요. 조금 더 걸어서 계곡에 자리를 잡고 미리 준비해간 점심을 먹었습니다. 

왠지 산 근처에 가면 땡기는 '컵라면'. 새벽에 물 끓여서 보온병에 담아갔답니다.


자리잡으며 보니까 이곳이 칠선계곡의 입구격인 곳이더군요. 상류쪽으로 가면 더 멋진 풍경이 펼쳐질 것 같았는지만, 뒤에 또 다른 곳을 가야 한다는 압박과 저질 체력의 부담으로 금계마을에서 마무리 했습니다.  
 





미리 버스 시간을 잘 알아보고 움직이면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겠더군요. 버스 배차간격이 자주 있는 곳이 아니거든요.
별 생각없이 갔는데, 금계~함양 방면 버스는 자주(자주라곤 하지만... ^-^;;20~30분 간격?)있었는데, 다시 인월로 가는 버스는 한시간에 한대 밖에 없는 것 같더군요.(이것도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백무동에서 인월로 향하는 버스까지 탈 수 있는 곳까지 가는 버스도 자주 있지는 않습니다. 마천까지 가야 하거든요. 
한 시간여를 기다려야 된다길레, 그냥 30분 기다리다가 마천 가는 버스를 타고, 다시 인월가는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금계~마천까지 900원이었던 것 같고, 마천에서 인월까지 1,300원이었던 것 같네요. 돌아가는 버스는 고맙게도 지리산길 안내센터 옆에도 세워주시더군요.

마천 버스정류장 옆, 지금은 장사를 하지 않는 것 같은 구멍가게


사실 반나절 시간만내도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여행을 즐길 수가 있는데, 그 '시간'마저 일상 속에 묻어버리는 경우가 많더군요.  4시간여 걸으면서, 휴가도 휴가지만, 짧게라도 '사색'할 수 있는 여행을 자주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그리고 정작 여름 휴가는 좀 편하게 쉬자는 생각도 함께... ^-^;;
지리산길에 대한 안내 및 소개는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지도와 함께 상세한 설명까지 곁들여져있고, 다녀온 사람들의 댓글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더군요.
http://www.trail.or.kr 


 

2009년 8월 3일 다녀와서, 8월 8일 기록을 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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