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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황순규 2019. 4. 1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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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저희가 의도한 거였어요. 게시판 이용자들을 짜증나게 하는거. 그리고 사람들이 짜증을 낼수록 사황이 더 짜증스러워지지요. ... 곧 게시판이 그런 짧은 비아냥으로거림으로 가득 차게 됐어요. 어떤 글이 올라와도 저희가 그런 쪽으로 몰아갔으니까요. 초등학생 모이는 사이트에서 '여기서부터 다 바보' '저 글 적은 사람이 제일 바보' '반사'라고 댓글로 싸우는거나 다름없었습니다. ... 사람이란 게 참 신기해요. 진짜 그 짧은 글로 상처를 입어요. 여러 명이 댓글로 '너 틀려먹었다, 저질이다, 반성해라' 이러고 돌아가면서 공격하면 어지간한 사람은 버텨내질 못해요. 웃기죠? 아는 사람이 하는 말도 아니고, 앞으로 만날 일이 있는 사람도 아닌데. 당사자에 대해 쥐뿔 아는 것도 하나 없는데. 

- 본문 중에서


“이 소설은 전적으로 허구입니다.”

말미에 ‘출처에 대하여’란 꼭지로 굳이 해설을 붙여뒀지만.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을 현실은 더 하면 더 했지 못하진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차라리 아예 몰랐으면 모를까... 단편들을 엿보고나니 시원하기보단 찝찝한 느낌. 


2019.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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