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동구의회 의원

성명서 한 장 외면하려, 방범셔터까지 내린 대구시 교육청

황순규 2010. 6. 1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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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징계의결요구 철회 촉구 대구지역 야 5당 기자회견 _2010년 6월 16일. 오전 10시 30분. 대구시 교육청 앞.


6월 16일 오전. 대구시 교육청 앞에서는 대구지역 야 5당(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대구시당)이 전교조 탄압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10여분 일찍 도착했는데, 교육청 앞에는 이미 십여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전교조 대구지부 지부장님이 계시더군요. 인사를 나누곤 기자회견 실무준비를 하며 생각해보니... 이명박 정권 들어, 2년 반 동안 끊이지 않는 진보적 정당, 사회단체에 대한 탄압에 '규탄' 기자회견은 이제 '일상'이 된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더군요. 

대구시 교육청, 지난 5월 23일 정부의 전교조 소속 183명의 교사들에게 정치활동 혐의를 씌워 중징계 절차에 곧이어 6월 11일 대구지역 전교조 소속 23명의 교사에 대한 징계의결요구를 했습니다. 이에 대구지역 야 5당의 대표자들은 현재 진행되는 전교조에 대한 탄압이 "비민주", "비합리"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오늘 기자회견을 공동으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사안도 사인이고, 야 5당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성명이니만큼 지역 언론에서도 취재를 많이 오셨더군요. 
그러나, 정작 이 사안에 대해 책임있는 의견을 나눠야 할 '교육청'만은 '모르쇠'더군요. 기자회견 진행 후, 성명서 전달을 하려 들어가려는데, 각 당 대표단을 밀어내버리더군요. 밀어내는 것도 모자라 아예 문을 잠그고, 방범 셔터까지 내렸습니다. 일주일전부터 부교육감 면담을 요청했지만 묵살하더니, 이젠 묵살도 모자라 아예 '닫아'버린 모습입니다. 

책임자도 아닌 어떤 직원은 "부교육감이 자리에 없다."는 말을 했는데, 당장 "그럼 사무장 정도의 책임 있는 사람이 나와서 받아야 할 것 아닌가? 그리고 이 또한 '민원'인데, 민원인을 쫓아내는 건 뭔가?"라는 비판 앞에선 "할말이 없습니다."며 말문도 닫아버리더군요. 주변을 둘러보니 "출입 기자도 쫓아내는건 무슨 경우냐?"며 항의하는 기자의 모습도 있었습니다. 


'의견'이 담긴 성명서. 받고 '판단'하면 되고. 
'의견'을 제시하려는 '면담'. 얼굴 맞대고 앉아서 일단 얘기를 나누면 되는게 상식입니다.  
그러나 '대구시 교육청'의 상식엔 그런게 없나 봅니다. 면담 요청은 "묵살", "자리 비움"으로 대답하고, 의견이 담긴 성명서는 아예 방범셔터까지 내려 "외면"해버리는면 그만이니깐 말입니다.

앞에서 죽치고 있는다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에, 일단은 인근에 있는 전교조 사무실에서 대책회의를 하러 자리를 옮겼습니다. 사람들을 보낸 후, 잠시 앞에서 지켜보니 안팎으로 '숨어'있던 관계자들이 하나씩 나타나시더니 방범 셔터가 올라가고, 문이 열리더군요. '대구시 교육청'이란 곳의 '상식'. 오늘 잘 배웠습니다. 

성명서 한 장 외면하려 내린 방범 셔터 덕분에 10여분 기자회견만하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을 참가자들에게 더 많은 "연대의 계기"를 주셔서 고맙(?)습니다.

_2010. 6. 16. 황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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