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상_log

말이 필요없는 '맛' 있는 소리.

황순규 2010. 10. 21. 08:30
728x90
신나는 효목지역아동센터(공부방) 운영위원회를 오랜만에 '야외'에서 한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상근 교사인 옆지기도 가야하는 회의. 가까운 '청도'에 가서 '삼겹살'도 굽는다는 말에 저까지 '혹'하게 되더군요. 전날 과음하지 않아 어느때보다도 꿀맛같은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토요일 아침은 그렇게 고이 접어 옆지기님에게 봉사하기로 했습니다. 

이성훈 선배의 장인께서 꾸며두신 시골집. 아담한게 참 이쁘답니다.


장소는 보통 '청도촌집'이라 불리는 곳. 
예전에도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갔었던 곳인데요. 공부방 대표를 맡고 있는 이성훈 선배의 장인께서 만드신 집이랍니다. 

네비게이션도 없고, 주소도 모르지만.
'촉'이라고 하나요? 딱 한 번 길을 잘못들곤 제대로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선배와 함께. 잠시 후 맛나게 삼겹살을 구워먹을 구들장을 씻고. 불 피울 준비까지 완료


일단 불을 피우긴 피웠는데. 굵은 나무가 없으니 연기만 많이 나고 화력이 생기지 않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한참을 피웠는데도 돌 위에 물은 그대로더군요. 


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회를 해야 할 사람들은 방으로 들어가고. 졸지에 '잉여적 존재'가 되어버린 두 명의 남정네(저와 성택선배)들에게 주어진 임무는 불을 잘 피워서 돌판을 달구는 것. 

상당시간 씨름끝에 불길을 살리는데 '성공'했습니다. 어찌나 온몸으로 연기를 맞아댔는지 입고 갔던 외투엔 '고기 냄새'가 아니라 '연기 냄새'가 배였더군요. 

주어진 '임무'를 완료하곤, 아무 할 일이 없던 두 남정네였기에. 
오손도손 모여앉아 고기를 먹을 수 있게 옆에 있던 탁자까지 깨끗하게 씻었습니다. 

그렇게. 오랜시간 불 피우고. 탁자까지 깨끗하게 씻었음에도. 회의는 끝날 기미가 보이질 않더군요. 

어쩌겠나요. 돌은 불에 달궈져있고. 고기는 옆에 있고... ^-^; 

"한 점 올려볼까?"로 시작해서, 회의가 끝나기 전까지 밖에서 뛰어놀고 있던 '공주'님들이 배불러 못먹겠다 소리 나올 정도로 고기를 구웠네요. 아이들 먼저 먹인다는 핑계로 저도 많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삼겹살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노라니.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모여서 하는 회의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야외에 나와서 하는 회의도 좋을 것 같지 않을까요. 

꼭 '삼겹살'에 '소주' 때문만은 아닙니다. ^-^;; 

일찌감치 자리 잡고 배불리 드신 두 공주님. 여음, 수빈.



_2010. 10. 16. 황순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