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활동_log

"곰레미콘 문제 해결", 동네에서 1인 시위 해봤더니

황순규 2009. 11. 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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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12시~1시. 곰레미콘 1인 시위. 동구시장 내 대구은행.


곰레미콘, 11월 말이면 공장이 다시 돌아간답니다. 자르고 잘라내고서도 남아있던 33명 노동자들마저도 다 잘라버리고선 말입니다. 생존과 직결되는 임금까지도 양보한 노동자들에게 '기업회생'이란 이름의 구조조정만 강요하고 있습니다. 기업회생안을 승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구은행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대구은행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며 대구은행 본점 앞에서 꾸준하게 1인 시위를 진행해왔습니다. 
지난주까지는 대구은행 본점 앞에서 진행했는데, 이번 주 부터는 각 '구'별로 대구은행 지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동네 얘기도 아닌데...", "이 사안으로 동네 주민들이 관심이나 있을까?" 등 좀 부정적인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깐, 그냥 큰 도로 같은 곳에서 하는 것보단 훨씬 낫더군요.

은행 앞에 피켓을 들고 서니, 일단 주변에서 노점하시는 분들이 먼발치에서 유심히 살펴보시더군요. 생선 파는 아주머니도, 채소가게 아저씨도 멀리 계시건 가까이 계시건 유심히 살펴보시더군요. 장보러 오신분들, 은행에 볼 일보러 오신 분들도 무슨 내용인지 유심히 살펴보시고, 간간히 "이건 뭐때문에 하는거에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일일이 곰레미콘 문제가 어떤 문제이고, 대구은행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래서 1인 시위 한다고 한 분 한 분 대화를 나눌 수도 없는 상황에서 피켓을 하나 더 만들던가 해서, 한 번에 '곰레미콘 문제'가 뭔지를 알아 볼 수 있도록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1시간 가량 피켓을 들고 서 있다가, 시작할 때부터 '저게 뭔가?' 싶어서 유심히 살펴보시던 생선 파는 아주머니와 잠시 얘기를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장사 잘 되시네예~"라고 물어보니, "이래 벌어가 우예 묵고 삽니까? 근데, 어디서 나왔으예?"라고 하시네요. "민주노동당에서 나왔어요. 곰레미콘이라고... 기업 회생한다면서, 일하는 사람들은 다 짤라버리고 회사 살린다고 캐서요."라고 짧게 얘기를 드리니, 알겠다고 하시네요. 

큰 도로나 주요 길목에서 1인 시위할 때는 지나다닌다고 바쁜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이렇게 말 한 번 건네보기도 어려운데, 동네에서 1인 시위하니깐 '여유'가 좀 더 있는게 좋더군요. 오늘은 동구시장에 있는 대구은행에서 '곰레미콘 문제'를 알렸으니, 다음 주 화요일에는 동구청 옆에 있는 대구은행이나 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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