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상_log

"아이고 삭신이야~"

황순규 2011. 3. 15.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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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보내곤 "아이고 삭신이야~" 소리가 입에서 떨어지질 않네요. 아니, 입으론 아무소리 안뱉고 있지만 몸이 저절로 뜨끔뜨끔하네요. 거름 치고, 대나무밭 정리하고, 짚단 나르고... 바쁜 주말을 보낸 후과랄까요. ^^;;

작업 전 모습.


작업 후 모습

 
"주말에 시골에 다녀오제이~ 오랜만에 할배, 할매 모시고 맛난것도 좀 먹게"란 아버지의 연락에 "네, 시간 비울께요"라고 답하곤 푸근한 마음으로 갔던 경주. 오직 할배, 할매 모시고 맛난거 먹는다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작 현실은 그게 아니었더군요. 
 
물론 맛난 저녁은 먹었습니다만... 할머니께선 "내일 소 마구 치우고, 콩밭에 거름 내고, 대나무밭 정리도 좀 하고, 감자밭에 비닐도 좀 씌아래이"라십니다. 이게 뭔소리인가 싶어 어머니께 물어보니 "아버지가 얘기 안했나? 며칠전에 할아버지가 연락오셔선 주말에 일 많으니깐 삼촌네도 부르시라고 하셨는데~" 

"...."
 

아버지한테 제대로 낚인(?)듯한 느낌. 어쩐지 늦더라도 매제를 꼭 태워오라고 하시더라니만...
그래도 할아버지, 할머니 두분이서 몇날 몇일을 두고 하셨을수도 있었을 일을 주말 안에 다 할 수 있겠단 뿌듯함이 크더군요. 

제일 시간이 많이 걸렸던 밭에 거름주기. 경운기로, 트럭으로 소똥을 밭 중간 중간에 무더기로 내려놓고선 다시 온 밭에 골고루 뿌리는 일. 그나저나... 삼촌, 차는 왜 도랑에 빠뜨리셨나요? ㅠ-ㅠ 차 뺀다고 시간과 힘을 더 써버렸던듯.


반나절동안 소똥과 씨름해서 그런지 "구수한 느낌" 그 이상, 그 이하도 들지 않더군요.

마른 밭에 소똥을 흩뿌리면서 사이 사이에 꿈틀대는 지렁이들도 이쁘게만 보이더군요. 뭐랄까요 "생명력" 같은게 느껴진달까요. 얘네들이 밭을 더 좋게 만들꺼니깐요. 

광활한(?) 콩밭을 거니는 일꾼들. 경운기로 한 무더기 내려놓고선 다시 소똥 실으러 가는 모습입니다. 좌로부터 아버지, 사촌동생, 매제... 경운기와 삼촌



겨울내 내렸던 눈때문에 쓰러진 대나무 정리. 톱도 2개 밖에 없었는데, 2명만 작업하고 나머진 딴 일 했으면 훨씬 빨리 끝냈을텐데 하는 아쉬움. ^^;



"무 구디 파라" / "네!?" / "무 구디 파라고!" / "아~알겠어요" 이상 할배와 손자의 대화 ^^;;


땅속에 묻어뒀던 무들이 파릇파릇하게 잘 보관되어있더군요. 부모님 식당엔 한 포대, 나머지 집들은 한 봉지씩. 시골집 마당 한 켠에 대파도 뽑고... 항상 하는 일에 비해서 가져오는 양이 너무 많다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죠. ^^


하루 종일 작업에 할머니가 시켰던 일을 다 마무리 지었으면 마음이 더 푸근했을텐데, 결국 감자밭에 비닐 씌우는 일은 손도 못댔네요. 다음엔 더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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