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생각_log

"인간사냥"이란 말이 와닿을 수 밖에 없는 이주노동자 강제단속추방

황순규 2009. 11. 6.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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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강제단속 추방을 반대하는 천막농성장에 다녀왔습니다. 사무실에서 걸어가도 될 거리에 있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입구에 농성장이 만들어진 건 10월 21일이었는데, 일찌감치 다녀와보지는 못하고 이제서야 들러봤네요. 괜시리 미안한 마음에 사무실에 챙겨둔 수박을 6덩이 챙겨들고 갔답니다.



튼실하게 쳐진 농성장 안으로 들어서니 오늘 농성 당번인 분들이 자리를 잡고 계시더군요. 민주노총 대구본부 박희은 동지가 손님 맞이 한다면서 커피를 태워주시네요. 주변을 보니 먹거리들이 꽤 있던데 안타까운 것은 이런 음식들이 있어도 반입을 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라고 하네요.  

예전에는 과일 반입이 안되었었고, 간단한 스낵류는 반입이 되었다는데, 이젠 스낵류가 반입이 안되고 과일은 또 된다고 하네요. 뚜렷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포장이 다 된 스낵류인데 뭐가 그렇게 위험해서 반입이 안된다는지. 강제 단속으로 잡혀 온 이주노동자들 면회를 들어가면 "저녁먹고 다음날 아침까지 시간이 너무 길어서 배가 고프다."는 얘기를 들어도 어떻게 해 드릴 수가 없더군요. 복분자, 돌미나리 즙, 비타민, 초코파이 등 등 먹거리들이 많아도 영 불편한 마음이 들 수 밖에 없더군요.


지지방문차 들른 '객'이긴 하지만, 기왕지사 들른 것 그냥 갈 수 없겠죠. 마침 점심시간이었고, 매일 이 시간에 간단한 선전전을 진행한다기에 피켓을 들고 섰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사람이 끊기지 않고 출입국 사무소를 찾으시더군요.


사람이 불법이 아니라, 제도가 불법을 만들어 내고 있는 상황. 단속 실적에 마구잡이식 불법 단속으로 다수의 부상자도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임기 5년 내 19.3%인 미등록노동자 숫자를 10%내로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으로 각 출입국사무소 마다 단속할당을 매겨두기도 했답니다. "인간사냥"이란 표현이 아주 현실적인 표현으로 와닿을 수 밖에 없더군요.


"인간사냥"으로 잡혀온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강제추방을 당하게 되는데. 이 때 교통비는 100% 본인 부담이라고 하네요. 아주 가끔 정말 추적해도 돈이 나올 구석이 없는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지원을 받게 된다고 하던데. 아주 드물다고 합니다. 혹은 이주노조 위원장 처럼 빨리 '보내버려야 할' 사람으로 찍힌 경우에 그렇게 한다고 하네요.


출입국관리소 정문에 건물에 걸린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열린 사회 구현을 위한 "정부합동 고충상담행사">라는 문구의 현수막과 농성장이 참 대비되어 보이더군요.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전단지를 살펴보니 많은 내용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몇 가지 내용만 옮겨둬봅니다.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미등록노동자는 계속 된다."

이주노동자가 한국 땅을 밟은 지 이십년의 시간이 흘렀다. 현대판 노예제도라고 불렸던 '산업연수생 제도'는 수십만명의 미등록이주노동자를 양산했다. 제도가 잘못되어 미등록이주노동자를 양산했음에도 한국정부는 대대적인 강제단속추방을 진행했다. 단속은 매우 폭력적으로 진행되었다. 심지어 가스총과 그물총까지 등장했다. 전기충격기에 이주노동자들이 다치고, 공장 옥상에서 떨어져 온 몸이 골절되기도 했다.


이후 한국 정부는 산업 연수생 제도의 폐단을 없애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하겠다며 고용허가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산업연수생제도에서 온갖 송출비리와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적금, 강제노동을 강요해 왔던 중소기업 중앙회는 버젓이 고용허가제에서도 민간대행업무를 하고 있다.

또한, 고용허가제는 여전히 사업주의 권리만 보장할 뿐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사업장 이동의 자유도 주어지지 않았다.
2개월의 구직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미등록이 되는 이주노동자들은 작년 10월 경제위기 상황에서 해고 0순위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대거 미등록으로 전락되었다.

법무부 통계에서도 08년 하반기 미등록이주노동자가 25,000명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미등록이주노동자는 계속된다. 그럼, 한국정부는 강제 단속추방을 할 것이 아니라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양산하는 제도부터 바꾸는 것이 앞뒤 맞는 소리가 아닌가.


_2009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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