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생각_log

"손발을 묶어서 재웠는데,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

황순규 2010. 1. 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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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신암동의 한 장애아동 위탁 보호시설의 방 안에서 8세 아이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는 짧은 뉴스.
제목만으로도 "뭐 이런일이..."란 생각이 들었었는데, "전날 오후 11시께 이상행동을 보여 천조각으로 손과 발을 묶은 뒤 잠재운 뒤, 오늘 오전 11시께 확인하니 숨을 안 쉬어 병원으로 옮겼다."는 멘트를 보곤 화가 나더군요. 

어이도 없고, 화도 나고... 어떻게든 알리고 싶은 마음에 트위터에 글을 올리곤. 관련시설에서 일하시는 몇 분에게 궁금한 점을 여쭤봤습니다. "아이가 이상행동을 하면 묶어두거나, 묶어서 재우거나 할 수 있나요?". 그러자 "절대 그럴 수 없다."고 대답해주시더군요.

기사에서 "위탁 보호시설"이란 언급이 있었으니, 웬지 관공서에 관리/감독 하고 있을 것 같아. 대구 동구청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봤습니다. 그런데 신암동에 관련 시설은 없는 것으로 나와있더군요. 이것도 관련시설에 일하시는 분에게 여쭤보니, 기사에 보면 "원장 겸 치료사"라고 나오는데, 단정지을 순 없지만, 그냥 방문해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하는 것도 '치료사'가 하는 일에 포함이 되기에 시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얘기해주시더군요. 

어쨋든 어이없는 일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경찰에선 오는 5일 사체를 부검해서 정확한 사망원인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던데. 모쪼록 "조속하게"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더불어 사건이 일으킨 그 "시설"이 어디인지도 궁금하지만, 소위 이런 "위탁보호"를 관리/감독해야 할 '기관'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해지더군요. 자기 책임을 얼마나 다 하고 있었는지 말입니다. 


*** 관련단체에서 일하시는 몇 분에게 궁금한 것을 여쭤보곤 다시 트윗으로 들어가보니, 많은 분들이 "문제있다."고 공감을 해주셨더군요. 전문가는 아니지만, 여기저기 물어서라도 더 자세하게 상황을 알아봐야겠습니다. ***

Baggun @sipu99 아픈 아이가 억울하게 죽기까지했답니다. 리플좀해주세요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 없습니다.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야 http://j.mp/6wUk3L

agonyman 어휴...ㅡㅡ; RT @tjryu: RT @zombi70: 죽는 순간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RT @kimstcat: 헐 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긴글] http://dw.am/LOgV

tjryu RT @zombi70: 죽는 순간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RT @kimstcat: 헐 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긴글] http://dw.am/LOgU

Baggun 아픈 아이가 억울하게 죽기까지했답니다. 리플좀해주세요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 없습니다.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야 http://j.mp/6wUk3L

Baggun @tnsrb 공중파 뉴스에 나오는것도 중요하지만 자꾸 트윗을 날려서라도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것도 방법일 듯 합니다. 그저 조용히 덮어지게는 할 수 없는 일이고, 트윗에 기자직 하시는 분들도 계시니까, 자꾸 트윗 날리세요. 리플 동참할께요.

Promoslife @sohnkw @kimstcat @tnsrb 아 이런. 정말 미치도록 슬픈 뉴스네요. 장애우들은 우리랑 다른 시스템을 가진 오가닉일뿐 비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인본주의 교육 좀 제대로했으면 좋겠어요 아우 술이 확깨네.

zombi70 죽는 순간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RT @kimstcat: 헐 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 없습니다.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야 http://j.mp/6wUk3L (via @sohnkw)

sohnkw 죽는 순간까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죽일놈들 RT @kimstcat: 헐 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 없습니다.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합니다. http://j.mp/6wUk3L

Baggun 뭐야, 턱치니 억하고 죽었다는거야?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 없습니다.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합니다. "대구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아동 숨진채 발견" http://j.mp/6wUk3L

chunsj 8세 어린이... RT @kimstcat 헐 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대구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아동 숨진채 발견" http://j.mp/6wUk3L

koyuli RT @kimstcat: 헐 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 없습니다.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합니다. "대구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아동 숨진채 발견" http://j.mp/6wUk3L

kimstcat 헐 RT @tnsrb: 이상행동을 보여 손발을 묶고 재웠고 아침에 보니 죽어있더라라.. 어이가 없습니다. 조속하게 진상이 밝혀져야 합니다. "대구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아동 숨진채 발견" http://j.mp/6wUk3L


>> 2010년 1월 6일, 기사 링크 추가
>> 2010년 1월 8일, 관련 내용 추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자회견 제안문 중]
 
○ 지난 1월 4일, 대구 동구에 있는 한 장애아동 사설 치료실에서 8세 아동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던 것을 아실 줄로 압니다. 사망했던 장애아동은 치료를 위해서 장애아동캠프에 참여했다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이유로 손과 발이 묶인 채 목뼈 탈골로 숨졌습니다.
언론에 의하면, 경찰은 숨진 아동의 부검결과 1,2번 경추 탈골에 의한 척수손상, 이 후 서서히 질식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사건이 발생한 해당 치료실은 아무런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2005년 기준으로 전국의 822개 장애아동 사설치료실 중 현재 학원법에 등록된 기관은 20여개소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 한편, 복지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장애아동재활치료바우처사업"을 진행하고 있음에도 온전히 시장에 내맡겨 아무런 관리 및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충분히 우려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대구시 역시 어떠한 관리감독체계도 구축하지 않고 있습니다.
 
○ 때문에 이 사건은 장애아동의 치료받을 권리가 시장에 내맡겨진 현 제도가 불러온 필연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에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우리복지시민연합은 오는 1월 8일(금) 오전 11시, 대구시청 앞에서 이 사건에 대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대구시)의 책임과 제도적 보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에 있습니다.
 
○ 많은 참여와 연대 부탁드립니다.
 
 ※보도자료는 나오는 대로 회신하도록 하겠습니다. 상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우리복지시민연합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대구지부 및 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에서 각 각 1월 6일, 1월 7일에 발표한 성명을 첨부합니다.

[성명] 정부는 장애아동을 위한 공교육과 공적서비스를 확대하라(1.6)
 - 경찰은 아동사망사건을 철저히 수사하고, 정부는 장애아동을 위한 공교육과 공적 서비스를 확대하라
 
지난 1월 4일, 대구 동구 신암동에 위치한 한 장애아동 사설 치료실에서 8세 아동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아동은 작년 31일부터 치료를 위해 참석한 장애아동캠프에서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이유로 손발이 묶인 채 목뼈 탈골로 숨져 동부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경찰은 숨진 아동의 부검 결과 1,2번 경추 탈골에 의한 척추 손상으로 나타났으며, 어린이가 혼자 힘으로 경추 탈골에 이르기는 어렵다는 병원 측의 진술을 확보하여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경찰은 정확한 수사를 통해 장애아동의 사망 사인을 철저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장애아동에 대한 공적 서비스의 부족과 민간 사설 치료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의 부재이다. 

지난 2008년부터 비장애인도 1인당 최고 16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정부 바우처 사업이 시작되면서 공인되지 않은 장애아동 사설 치료실이 일부 양성화되기 시작했지만, 이들 기관들은 지자체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음은 물론 실태파악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치료방법과 효과 또한 검증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설 기관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과 복지의 현실이다. 

현재 장애아동을 둔 부모 대부분은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사교육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국립특수교육원의 보고서(2005년)에 따르면 한 달 평균 55만원의 사교육비를 추가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바도 있고, 3년마다 실시하는 장애인실태조사(2008년)에서도 자폐성 장애의 경우 장애로 인한 추가소요비용 354만원 중 교육비로 130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아동에 대한 공교육과 복지 시스템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 보니 장애아동을 둔 부모들은 전적으로 민간시장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검증되지 않은 사설치료기관을 이용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복지시민연합은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더불어 정부가 장애아동을 위한 공교육과 공적서비스를 강화하여 교육 및 치료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장애아동 사설기관을 관리 감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인력과 시설 기준을 강화할 것을 요구한다. 
한 가닥 희망을 갖고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장애아동 부모들의 심정을 더 이상 정부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런 사건은 또다시 재발되어서도 안 되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6일 
우리복지시민연합

 
[성명] 대구장애아동사망사건! 대구광역시는 사설치료실에 대한 실태조사를 당장 실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체계를 마련하라! (1.7)
 
지난 1월 4일, 대구 모 사설치료실에서 9세의 장애아동 이모군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숨진 이군은 해당 치료실을 다니던 중 겨울방학을 맞아 진행된 5박 6일 간의 캠프(일종의 집중 치료기간)에 참가했다 숨진 채 발견되었다.
 
새해 벽두에 일어난 사건으로 이 땅 장애아동을 둔 수많은 부모들은 조금은 더 나은 한 해의 희망을 키우기는 커녕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짙은 체념과 절망의 짙은 그늘 속에서 시름 가득한 한 숨으로 한 해를 맞고 있다. 특히 대구의 장애아동부모와 가족들은 바로 내 옆에서, 내가 알던 곳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충격에 몸서리치며, 혹여 우리 아이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지 않을까, 내 아이가 아직 살아 숨쉬는 것이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 아닌가 하는 공포로 잠을 못이루고 있다.
 
사건 당시 이군은 문제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밤새 손과 발이 묶인 채 방치되어 있었으며, 부검 결과 직접적인 사인은 1,2번 경추탈골(목뼈탈골)로 인해 척추가 손상되고 이후 서서히 질식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면서 드러나고있는 사실들은 장애아동 치료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과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다시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단적으로 사건이 발생한 치료실의 경우 사업자등록증만 있을 뿐 정부나 구청 등 어느 공적 기관에도 신고된 바 없으며, 어떤 형식으로든 관리감독조차 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장애아동부모 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더구나 이 모든 정황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히 우연히 벌어진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아니라 이미 예견된 일임을, 또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개연성이 여전한 문제임을 알려준다는 점에서 심각함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이와 같이 심각함에도, 지난 수십년간 정작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할 정부는, 장애아동의 치료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그동안 수많은 장애아동부모들은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의 아이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을 찾아 숱한 고통과 어려움을 스스로 책임질 수 밖에 없었다. 공적인 체계나 관리 등의 지원은 고사하고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치료를 받기 위해 최소한의 정보조차 알지못해 스스로 이곳저곳 입소문을 쫓아 다니고, 그에 따라 자녀를 맡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정부와 사회의 외면으로 장애아동부모와 가족이 그 책임과 고통을 홀로 감내하는 동안, 장애아동 치료문제에 대해 저마다 전문가가 나타나고, 저마다의 자격증을 만들어냈다. 그나마 최근 정부에서 장애아동 재활치료라는 명목으로 일부 지원이 시작됐지만, 그 치료들 역시 여전히 정부나 사회에서 관리감독하고 있지는 않다. 그 외면 속에 장애아동부모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울며겨자먹기로 인증기관인가 아닌가의 여부에 신경쓸 엄두도 내지 못한채, 언제 또 다시 일어날지 모를 참사의 불안감에 애써 눈감으며 자신의 자녀를 사설치료실로 보내고 있다.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는 지난 2009년 4월 대구시에 공식적으로 사설치료실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장애아동재활치료’라는 명목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재 치료실들이 대구광역시와 정부의 기금으로 ‘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해왔다. 그러나 대구광역시는 현재까지 그 어떤 대책도 내놓은 바 없다. 물론 이번 사건이 대구광역시와 정부의 기금 지원을 받는 장애아동재활치료서비스 제공기관에서 벌어진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제공기관에 등록된 대부분의 사설치료실들이 이번 모 치료실과 같이 사업자등록증만 있을 뿐, 어떤 공적인 자격심사나 관리감독을 받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장애아동부모, 대구시, 치료실 관계자 등이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언제 또 발생할지 모를 사건이, 여전히 아무런 대책도 없이 불씨만 키우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대구광역시는 장애아동재활치료서비스 제공기관을 비롯해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치료실에 대한 실태조사를 당장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관리감독에 대한 체계를 마련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조치를 즉각 강구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안타깝다고도 차마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짧은 생애를 고통스럽게 마칠 수 밖에 없었던, 이군의 명복을 빈다. 보다 빨리, 보다 조금이라도 희망의 꿈을 꾸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못한 미안함을 전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는 끝까지 싸울 것임을 이군의 영전 앞에 다짐하고 약속한다.
 
2010년 1월 7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 /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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