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활동_log

얼마나 더 짤라야 만족하시겠습니까?

황순규 2009. 10. 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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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참석 차 대구은행 본점 앞으로 모인 곰레미콘 조합원들과 연대단체들. 10월 13일(화) 오전 11시. 대구은행 본점 앞.




"제가 여기서 제일 젊어서 저에게 마이크를 넘기신 것 같습니다.
이 회사에서 제일 젊은데, 나이는 30대 후반입니다.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합니다. 
어제 집에 들어가서 짐을 챙겨나오는데, "언제 들어오냐"고 합디다.
한 며칠 있다가 들어가지 않겠냐며 돌아서긴 했지만... 이미 단식농성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을 가족들에게 뭐라 더 할 말이 없었습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가장인데... 6개월째 체불된 임금도 집에 갖다주지도 못하고...
정말.. 억울해서라도... 악이 받혀서라도... 그냥 물러서진 않을겁니다."

_ 단식 농성 결의발언 中

회사가 가동되기 위해서는 40여대의 레미콘 차량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현재 27명에 불과한 레미콘기사들을 다시 12명만 남기겠다고 합니다. 15명을 더 '정리해고'하겠다는 소리입니다. 회사가 어렵다는데,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그렇게라도 해야되는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노동자들은 단순히 '비용'이 문제라면, 사측에서 도입하고자 하는 '도급기사'들의 임금 수준으로라도 양보할 수 있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노동조합과는 합의 할 수 없다."며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회사는 작년 연말부터 임금을 체불해오다가, 5월 4일 부도가 난 이후부터는 임금을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임금을 달라고 요구하는 노동자들에게 한다는 말이 "부도난 회사가 왜 임금을 주냐? 사표 쓰고 나가서 노동청에 가서 체당금이나 받아라. 이 돈은 공장 돌릴 돈이지 당신들 임금 줄돈이 아니다."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회장 자신은 매달 임금을 꼬박꼬박 챙겨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고서야 겨우 두 차례 임금을, 그것도 '일부'만 지급했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의 유일한 생계수단인 '임금'을 악의적으로 체불한 것입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제발로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도록 말입니다. 

사측에서 정리해고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비용'문제마저 노동자들이 양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현재의 상황. 노-사가 '객관적 사실'에 기초해, 비용절감 방안을 합의하면 말끔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노동조합 혐오증에 걸린 경영자 때문에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곰레미콘 노동자들은 주채권단인 대구은행이 책임있게 나서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대구은행에서는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라며 발을 빼려 하지만, 실지 법정관리인이 낸 계획을 '승인'하는 역할을 하는 '채권단'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을리 만무합니다. 

노상단식 농성에 돌입한 곰레미콘 노동자들.



기자회견 직후, 33명의 곰레미콘 노동자들은 바람막이 하나 제대로 치지 못한 채 대구은행 본점 앞에서 노상단식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적어도 상식적인 "기업회생"으로, 노동자도 회사도 함께 살릴 수 있도록 대구은행의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합니다.




[참고자료] 곰레미콘 사태 경과

1. 회사 현황
-소속사
(주)곰레미콘 / (주) 베어산업 / (주) 대경도포 / (주) 대원개발 / 대경콘크리트
-경영자
(주)곰레미콘 대표이사 박용득 회장(65세. 현 법정관리인)이 5개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소유, 경영하고 있음.
(주)베어산업 대표이사 남순연 사장이 경영을 담당. 노사교섭 대표자로 참석 중.

2. 노동조합 현황
- 07년 1월 민주노총 대구지역일반노동조합에 가입. 정상운영 당시 52명이었던 조합원이 현재는 33명임.
- 사무관리직을 제외하면 전원 현장 직원. 대다수 4~50대.
- 베어산업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 1월부터 휴업에 들어갔으며, 다른 조합원들은 5월 4일 이후부터 휴업상태에 있음.

3. 정리해고 관련 현황
- 정상운영 당시 200여명에 달하던 직원들이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으로 다수가 퇴사함.
   현재 사무관리직과 현장직 모두 50여명이 남아있음.(사무관리직 20여명, 레미콘 기사 27명, 레미콘 생산 6명)
- 회사는 사무관리직 2명, 레미콘 기사 15명, 생산직 3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함.
   이중 사무관리직 2명(경비, 경리)는 9월 30일자로 퇴사.
- 정리해고 통보 기간 중 대경도포에서는 2명을 재입사 시킴.
- 회사 가동시 레미콘 차량은 35~40대 필요함(회사측 입장)
   생산직 또한 곰레미콘에서만 12명이 근무하였음. 생산직 3명만으로는 생산이 불가능함.

4. 임금체불현황
- 09년 10월 현재 3월분 임금 일부와 4~9월분(6개월) 임금 체불.
- 08년 하반기부터 상습적으로 지연되었으며, 부도 이후에는 한푼도 지급하지 않은 채 퇴사를 해서 체당금을 받으라 함.
- 노동조합의 고발로 검찰에서 임금을 일부 지급하라고 촉구하자, 8월 중순에 지난해 연말 상여금과 설 상여금을 지급. 추석을 앞둔 9월 말, 3월분 임금 중 110만원 지급함.

5. 주요 경과
5월 4일 : 부도
5월 7일 : 법정관리(기업회생제도 신청)
5월 12일 : 전 직원 대상 1차 권고사직 시행
5월 18일 : 기업회생제도 개시 결정, 법정대리인으로 곰레미콘의 대표이사였던 박용득 회장을 선임
6월 6일 : 2차 권고사직 시행
6월 9일 : 법정관리인이 제출한 전 직원 정리해고안을 대구지방법원 파산부에서 승인
             (곰, 베어, 대경도포, 곰콘크리트 직원 중 생산직, 운송직 49명 전원 해고안)
7월 7일 :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고통분담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노-사 합의
8월 14일 : 사측이 기존 합의를 뒤집고 남아있는 33명 조합원 중 18명 정리해고 계획을 제시
8월 20일 : 정리해고의 이유로 사측이 제기해 온 비용절감방안(도급기사수준의 임금적용)을 노동조합이 수용함.
9월 4일 : 노동조합이 임금 20% 반납을 통한 고통분담안 제시
              사측, 일방적인 교섭 결렬 후 고통분담과는 무관하게 구조조정 강행입장 밝힘
9월 11일 : 사측, 법원의 입장이 정리해고 회피방안의 일환으로 고통분담의 기간을 기업회생 절차 종료(최장 10년)시
                까지로 해야 한다고해서 이를 노동조합에서 수용함.

9월 21일 : 1차 관계인 집회(10월 30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9월 29일 : 사측, 회생에 필요한 계속 기업 가치를 유지하는 수준의 고통분담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이 방안도
                노동조합이 수용함.

10월 8일 : 추석 후 일주일간(5일~) 정리해고 통보를 미루고 집중 교섭을 통해 사태해결을 모색하기로 했으나,
                사측은 아무런 태도 변화 없이 노동조합에 대한 음해와 적대감만 노골적으로 표출함.

10월 12일 : 정리해고 대상자 18명 명단 통보(11.14일 정리해고 확정)


*** 곰레미콘 정리해고 사태가 원활하게 해결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

http://cafe.daum.net/dgilb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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