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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일이나 되었나.' 생각이 들면서도. 오늘은 7일, 내일은 8일... 투쟁의 의의보단 어느덧 단식에도 익숙해져가고 있진 않은지 한 번 돌아본다.
그날 그날에는 힘듦을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상대적으로 힘들었던 날이 생각난다. 2~3일째였는데, 배고프다는 '생각'이 나고, 먹질 않으니 힘이 없다는 '생각'이 나더라. 그 순간을 지나고 나니 그 '생각'은 옅어졌다. 식당 앞을 지나가도, 카페에서 회의를 해도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단식'에 대해서는 의의보다도 '평소에 정말 많이 뭇고 살았네' 생각이 앞선다. 아마 이번에 단식을 정리하고 나면 식사량을 상당히 줄이지 않을까. 아니면 간헐적 단식을 하든.
단식에 더불어 농성이다. 어쩔 수 없는 일정이 아닌 이상은 단식이고, 농성이니 농성장에만 있게 되는데. 그제서야 부산했던 일상의 민낯이 드러난다. 굳이 지금 하지 않아도 될 일, 굳이 지금 움직이지 않아도 될 일들이 자연스레 정리된다랄까. 평소에는 갖지 못했던 사색하며 걷는 시간을 이제서야 가지고 있으니 참 희안한 노릇아닌가.
이제 내일만 지나면 설 연휴 시작인데, 과연 정리가 될 수 있을까? 며칠전부터 실무교섭은 이뤄지고 있다는데 과연.
2020년 시작, 좋은 소식으로 시작될 수 있게 조금만 더 힘내보자.
-2020.1.22. 아침, 농성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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