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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8.26 한국장학재단 콜센터노동조합 기자회견 발언

황순규 2021. 8. 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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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 이르러서야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가 보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지원금도 없이 가게 문만 닫으라고 하면 어떨까요. 대책도 없이 일도 하지 말라고 하면 어떨까요. 시끄러울 수 밖에 없겠죠. 당장의 벌이도 문제지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게 핵심 아닐까요.

그런데요.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이미 상시적으로 불안에 시달려 온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장학재단의 상담업무를 하고는 있지만 형태는 민간위탁으로 고용도, 임금도. 상시적인 불안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지 않습니까. 몇 달도 아니고 몇 년을 이렇게 버텨왔는데. 이게 앞으로도 얼마나 길어질지 모른다면 얼마나 피곤한 일이겠습니까.

책임은 지지 않고, 명분만 챙기려는 재단과 이익만 챙겨가면 그만인 위탁업체 사이에서 콜센터 노동자들만 죽어납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고서는 '민생'을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오늘은 힘들지만 내일은 달라지겠지라는 희망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내일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유력 대선주자들의 입에서 이런 이야기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정권 재창출이니, 정권 교체니 정쟁은 있는데 민생은 없습니다. 그나마도 최저임금 1만원은 모든 후보들이 이야기를 했었고,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하겠다며 시작한 문재인 정권 하에서도 이 모양인데. 노동의 '노'자도 사라진 지금의 대선정국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큽니다.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미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금까지 투쟁해오는 과정이 그랬습니다. 현장에서의 불안을 없애는 투쟁인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화두를 던져오는 과정이었습니다.
동지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이마저의 고민들도 안되지 않았겠습니까.

그간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안된다 말 숱하게 들어왔습니다.
이래서 밀리고 저래서 밀리는 상황도 겪었습니다.
상황과 이유는 다르지만 결국 의지 없음의 표현일 뿐이었습니다.
그놈의 의지. 우리는 넘쳐 흐르는데 말입니다.

장학재단이 의지가 없다면 의지를 만들수 있도록 목소리 보태겠습니다.

2021.8.26 한국장학재단 콜센터노동조합 기자회견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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