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10월 시사회. 당시 새누리당 의원까지 "고문은 없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누구도 경찰이 김근태 의장을 가둔 채 고문한 명분이 '국가보안법'이었음을, 뒤집어씌우려던 것이 '북의 지령을 받는 빨갱이' 낙인이었음은 말하지 않았다. 그때로부터 4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빨갱이'라는 단어는 '종북'이라는 말로 바뀌었을 뿐 달라진 게 없다. 해방 이후 줄곧 '빨갱이', '종북'은 가까이하지 말아야 할 혐오의 대상이었고, 가장 효과적인 제거와 축출의 수단이었다. 종북 낙인의 대표적인 피해자이기도 한 저자는 '그러하다'에서 그치지 않았다. "사법부가 익숙한 권리의 목록과 이미 나온 판례와 학설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제대로 포착되지 못했던 피해를 드러내는 새로운 권리 개념을 고안하는 시도에..